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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이첨판 폐쇄부전증 진단은 ‘시한부 삶’ 의미

마스터 2023.12.21 08:15

 

 

기침을 유발하는 심원성 질환 중 대표적인 질환인 이첨판 폐쇄 부전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심장은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각각의 위치에서 질병이 생길 수 있고, 그 다양한 질환을 모두 합쳐서 ‘심장병’이라고 통칭합니다.

심장은 2개의 방, 2개의 실, 4개의 문(판막)으로 간단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의학 용어로 보면 우심방, 우심실, 좌심장, 좌심실, 이첨판막(승모판막), 삼첨판막, 대동맥판막, 폐동맥판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위의 노란 동그라미로 표시된 곳이 이첨판(승모판)이라는 판막입니다.

판막의 기능은 ‘방’에서 ‘실’로 혈액이 흘러갈 때 지나가는 문입니다. 하지만 거꾸로 ‘실’에서 ‘방’으로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 질환이 심장병 중 가장 흔한 이첨판(승모판) 폐쇄 부전증입니다.

그림 필자제공

이첨판(승모판)이 잘 닫히지 않아 혈액이 역류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유전적인 요인이 가장 많이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요인이라고 해서 어렸을 때부터 판막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서서히 안 좋아져서 유전적 요인이 없는 강아지들 보다 일찍 심장질환이 발생한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특정 품종(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이나 부모나 형제 강아지들 중 심장병이 있다면 어렸을 때부터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하여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그럼 강아지가 이첨판 폐쇄 부전증이 있을 때 어떤 증상들을 관찰할 수 있을까요?

▲기침 ▲호흡곤란, 호흡수 증가 ▲운동불내성(평소에 비해 움직이려 하지 않는 증상) ▲기절, 쓰러짐 ▲식욕감소 ▲무기력 ▲복부팽만 ▲근육량 감소 (물론 이런 증상이 있다고 무조건 심장병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수의사와 꼭 상담 받으세요.)

이런 증상들이 관찰되고 청진 상 심잡음이 확인된다면 추가적인 검사를 통하여 이첨판 폐쇄 부전증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심잡음을 청진하는 것으로 이첨판 폐쇄 부전증의 진행 단계를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이첨판 폐쇄 부전증의 진행 단계에 따라서 사용하는 심장약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추가적인 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단계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림 필자제공

위의 그림은 미국 수의 심장내과학(ACVIM) 전문의들이 모여서 심장병의 단계를 구분해 놓은 것입니다.
해석을 해보면, 이첨판 폐쇄 부전증을 포함한 모든 판막질환은 총 5단계로 구분합니다.

Stage A : 심장병 없음

Stage B1 : 청진 상 심잡음이 확인. 하지만 증상도 없고, 추가 검사 상 큰 이상 없음.

Stage B2 : 청진 상 심잡음이 확인. 증상은 없음. 추가 검사 상 이상 확인. [심장약 처방해야하는 단계]

Stage C : 청진 상 심잡음이 확인. 증상도 있음. 추가 검사 상 이상 확인.

Stage D : Stage C와 동일. 기본적인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음. 말기심장판막질환.

쉽게 정리해 보면 증상이 있거나, 추가 검사 상 이상이 있으면 즉, Stage B2 이상이라면 심장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심장약은 심장에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심장약 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심장약인 이뇨제와 혈압강하제들은 심장이 아닌 신장에 작용하여 간접적으로 심장병을 관리합니다. 심장이 아닌 신장에 작용하기 때문에 신장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심장병을 관리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단계에 따라서 폐혈관확장제, 심근강화제, 교감신경차단제 등 심장 판막 질환의 각 단계별, 상황별로 추가되는 약이 달라집니다.
추가 검사들에는 기본혈액검사, x-ray, 심장초음파, 혈압 등이 있으며, 최근 심장기능을 간접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다양한 지표들(proBNP, cTnI 등)이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영상검사(x-ray, 심장초음파)는 심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매우 신뢰도가 높은 검사입니다.

사진 필자제공

이런 추가적인 검사결과를 종합하여 심장병 진행단계를 최대한 정확하게 구분하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심장약을 사용하여 심장질환을 가진 강아지의 수명을 최대한 연장시키는 것이 심장병치료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첨판 폐쇄 부전증의 예후는 심장병으로 진단되고 약을 복용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평균 1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균 1년이라 함은 짧게는 수일 길게는 수년일 수 있습니다. 똑같은 이첨판 폐쇄 부전증이 진단되었다 하더라도 그 진행속도는 나이, 종, 주변 환경 등에 따라서 달라지기 때문에 생존기간은 천차만별입니다.

보호자가 인지할 정도의 심장병은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체감하는 생존기간은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첨판 폐쇄 부전증으로 진단받았다는 것은 그 강아지가 시한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하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급사(ex. 건삭파열 등)할 수 있음을 항상 잊지 마시고 하루하루 소중하고 행복한 현재를 함께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출처 : 뉴스펫(http://www.newspet.co.kr)   이승훈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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