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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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던 반려동물 이야기를 전문가의 칼럼을 통해 풀어 드립니다

아이가 개 약을 먹는 사고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마스터 2023.11.28 08:36

 

 

Q. 반려동물 약을 집안에 뒀다가 사고가 난다는데요,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A. 사고는 원래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인 거지요. 아이가 먹을 수도 있고, 상상 초월로 개가 몰래 꺼내 먹을 수도 있습니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시지요? 그게 또 일어납니다.


처음 개님을 집에 들인 뒤 온갖 키워드를 사용해 검색을 할 때였습니다. 한 블로그 글이 제 관심을 끌었지요. 심장사상충약을 미리 여러 개 사뒀는데 외출한 사이 키우던 개가 약을 둔 곳을 찾아 약을 다 까먹었다는 겁니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었다고 했습니다만 식겁한 사연이 아닐 수 없습니다.


2월 7일, 미국국립아동병원 오하이오 중부 중독센터는 가정에서 반려동물의 약을 먹는 사고가 발생해 병원에 오는 사례가 일주일에 평균 두 건씩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의 자료를 모은 건데요, 환자 중 88%가 5살 이하의 어린 아이들이었습니다. 미리 사둔 약을 반려동물에게 주는 사이,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들이 약을 집어 들면서 벌어지는 사고인 거지요. 대부분의 분들이 아는 내용입니다만, 어린 아이들은 호기심이 생긴 대상을 일단 입에 넣습니다. 그러니 사고도 더 빠르게 발생하는 거겠지요.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몇몇 동물 의약품의 경우 사용법을 정확하게 안다면 특별한 스킬이 없어도 일반인도 개에게 먹일 수 있어, 개 주인들은 여러 개를 구입해 쌓아뒀다가 개에게 먹여야 하는 시기에 먹이곤 합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동물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주로 먹이는 약품은 심장사상충약, 구충제, 외부 기생충 방제제 등입니다. 심장사상충약과 구충제는 경구약이며, 외부 기생충 방제제는 개의 목덜미 쪽에 바르는 약일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약은 개가 약이 아니라 간식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앞에서 심장사상충약을 여러 개 까먹은 개의 사례를 말씀드렸는데요. ‘하트가드’라는 심장사상충 약은 고기 맛이 난다고 합니다 (당연히 제가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는 맛있는 간식이라고 생각해서 주인 몰래 까먹은 거지요.

 

개에게 약을 주는 동안 ‘대체 무엇을 개한테 줄까?’라고 호기심을 가진 아이들은 부모가 개에게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 (하트가드야 쉽게 먹일 수 있지만 다른 약은 요령이 필요합니다) 개의 약에 손을 댑니다. 개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자신의 입에 넣기도 합니다. 다행히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떤 약은 사람에게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와 아이가 모두 있는 집이라면 항상 의약품 (사람용이건 개용이건)을 관리하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미국국립아동병원은 이번 연구를 발표하며 아래와 같은 주의사항을 조언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개와 아이가 함께 있는 우리나라 가정에서도 알고 있어야 할 듯합니다.

 

① 모든 약품은 다음에 사용할 때 까지 반드시 안전한 곳에 보관해 두십시오.

② 약을 보관하는 장소는 높고, 시야에 닿지 않는 곳이어야 합니다. 아이들이 볼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꺼내지 못하는 장소에 둬야 합니다. 잠글 수 있는 보관함에 넣어 잠궈두는 것이 좋습니다.

③ 사람 약과 개 약은 따로 분리해 두십시오. 사람 약을 집으려다 잘못 집는 경우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④ 약은 항상 본래 포장돼 있던 상자에 보관하십시오(상자를 버리고 내용물만 빼두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⑤ 약을 먹일 때 약을 단독으로 먹이기보다는 개에게 음식을 먹일 때 섞어서 먹이십시오. 그리고 이 때 아이를 별도의 공간 (예를 들면 다른 방)에 둬 약을 먹이는 것을 못 보게 하고, 개가 그릇을 완전히 비운 뒤 아이와 개를 만나게 하십시오.

⑥ 개에게 바르는 약을 처치했을 경우, 약이 완전히 마를 때 까지 아이와 개가 접촉하는 것을 막으십시오.

⑦ 약에 중독됐을 때를 대비해 긴급 연락처를 외워두십시오. 아이가 약을 삼켰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지켜보기보다는 우선 전화해 대처 방법을 듣거나 병원에 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 [개소리칼럼]  도움 : 양대건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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