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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반려견에게는 안식처가 있나요?

마스터 2023.12.22 08:35

 

 

영국 링컨대학교의 임상동물행동학 대학원 과정의 ‘동물행동 발달과 인지’ 과목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 안식처(Safe haven)란 ‘집안에서 개가 긍정적인 기억만 가지고 있는 장소’며 개가 완전하게 주변 환경으로부터 자유롭게 휴식할 수 있는 장소다.

개에게 안식처가 있으면 평소에 정서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는 개가 무섭거나 놀랐을 때 급히 몸을 숨기는 피난처(Bolt hole)와 구분돼야 하며, 이 피난처는 안식처로 사용할 수 없다.

영국의 대표적인 반려견 문제행동 중의 하나가 폭죽에 대한 과도한 반응과 공포다. 영국에서는 정말 자주 폭죽을 터뜨린다.
주택가 한가운데에서도 새해 첫날, 가이포크스데이 등등 무슨 행사가 있을 때마다 폭죽 터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동물행동 클리닉에 의뢰된 케이스 중 심한 경우는 휴일마다 온 가족이 개를 데리고 한적한 별장으로 피난을 갈 정도였다.

이 개는 집안의 작은 구석에 몸을 숨기는 데 그치지 않고 몸을 떨고 침을 흘리고 비명을 지르고 자해를 하는가 하면 돌발적인 공격성으로 표출이 될 정도여서 클리닉에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페로몬요법, 행동요법으로는 녹음된 폭죽소리를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작은 소리부터 들려주며 단계적 둔감화, 역조건형성을 병행했고 개에게 안식처를 만들어주도록 했다.

이 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지만 더 이상 클리닉에 방문하지 않고 휴일마다 온 가족이 피신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호전됐다.

필자의 반려견인 나비의 안식처-거실구석의 이동장. 사진 필자제공

안식처는 어떻게 만들어 줘야 할까?
단어가 거창하지만 사실 어렵지 않다. 평소에 개가 긴장을 풀고 즐겨 쉬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이 안식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개가 스스로 선택하는 장소여야 하며 포근한 매트나 방석 등을 놓아두고 개가 좋아하는 간식(오래 먹을 수 있는)을 수시로 놓아둬 개가 지나가다가 간식을 먹고 시간을 보내며 휴식하게 하면 된다.

사방이 개방된 장소는 안식처가 되기 어렵고 보통 아늑한 구석이나 비교적 어둡고 주변의 소음이 잘 들리지 않는 장소가 좋다. 개 이동장의 문을 열어 두고 좋아하는 장소에 두면 쉽게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안식처는 비교적 사람이나 다른 동물의 시선이나 간섭에서 자유로운 공간이어야 하며, 안식처에서 쉬고 있을 때 억지로 끌어내거나 불러서 혼내는 등 어떤 부정적인 것 과도 연관시키지 않아야 한다.

이외에도 안전기지(safe base)라는 개념이 있는데 강아지에게는 보통 어미 개이며 새로운 환경이나 자극을 탐험하다 불안해지면 즉시 돌아와서 안정을 취하는 대상 또는 장소를 말한다.
보호자가 안전기지가 되는 경우도 많지만 완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며 안식처만큼의 안정을 주지는 못한다.

오늘 나의 개에게도 안식처를 만들어 주는 것은 어떨까?

필자의 반려견인 나비의 피난처-침대밑. 사진 필자제공


출처 : 뉴스펫(http://www.newspet.co.kr)  윤정현 동물행동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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